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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예리한 사람 – 법정 속기사의 세계

by 푸르른안개 2025. 4. 12.


뉴스나 재판정에서 보면 그 안에 한가운데에 노트북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죠. 여러분들은 이 사람들이 어떤 직업인지 궁금증을 가져보신 적이 있으십? 저는 가끔 뉴스를 보면서 정확히 어떤 직업인지 궁금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재판정 한복판, 모든 이의 시선은 판사나 변호인, 피고인에게 쏠립니다.
하지만 그 곁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법정의 모든 발언, 움직임, 상황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는 ‘법정 속기사’입니다.

누군가에 눈에 띄진 않지만, 그 존재 없이는 법정도 재판도 제대로 돌아갈 수 없죠.
오늘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지만 법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법정 속기사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봅니다.

법정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예리한 사람 – 법정 속기사의 세계
법정에서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예리한 사람 – 법정 속기사의 세계

법정 속기사란 누구인가? – 말의 흐름을 기록하는 전문가


법정 속기사는 법원이나 검찰 등 사법기관에서 재판 및 조사 과정의 발언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직업입니다.
모든 증언, 진술, 질문과 답변, 판결문 낭독까지 전부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받아 적는 것이 핵심 업무예요.

- 주요 역할
재판 속기: 민사, 형사, 가사 등 모든 종류의 공판 내용을 실시간 기록

조사 속기: 수사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진술 청취 상황 기록

속기록 정리: 작성한 속기를 전자문서로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정식 속기록 문서로 제출

전산 업무 보조: 법원 내 문서 작성, 기록 정리, 증거자료 입력 등 행정 업무 일부 수행

이 직업은 단순히 빠르게 치는 기술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실상은 매우 복잡하고 예민합니다.
말의 뉘앙스, 감정, 발언의 흐름, 법률용어에 대한 이해력 등이 모두 요구되는 고난이도 기록 작업이기 때문이죠.

법정 속기사가 되는 길 – 자격과 훈련 과정


※ 진입 과정
법정 속기사가 되기 위해선 특정한 자격과 훈련을 거쳐야 합니다. 일반적인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속기 전문 교육 수료

국내에는 속기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속기학원, 전문대학의 속기학과, 또는 방송/법원 속기과정이 있습니다.

평균 12년 이상의 훈련이 필요하며, 빠르면 6개월1년 내 속기 자격증 취득도 가능.

# 속기 관련 자격증 취득

국가공인 속기자격증: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서 시행

속기 3급/2급/1급, 방송속기/의정속기 등 다양한 분야로 분류

속기사는 보통 1급 이상 또는 전문 분야 자격증을 보유해야 법정에서 활동 가능

# 공공기관 시험 또는 채용

법원행정처, 검찰청, 공공기관의 속기직 공채나 경력직 채용을 통해 법정 속기사로 진입

일부는 속기사무소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법원 계약직 등으로 전환

※ 필요한 능력
초고속 타자 실력: 보통 분당 300~500타 이상 기록 가능해야 실전 적응 가능

언어 감각과 문장 정리력: 구어체를 문어체로 빠르게 변환

법률 상식: 법정 용어에 대한 이해도 필수

집중력과 침착함: 장시간 고도의 집중이 요구됨

법정 속기사의 현실 – 장점과 어려움, 그리고 직업의 가치


* 장점
전문성 있는 안정 직업: 공공기관 또는 법원 근무가 많아 고용 안정성 있음

기록자로서의 사명감: 법정의 ‘공정한 기록’을 담당하는 보람 있는 일

높은 연봉 수준 가능성: 경력과 기관에 따라 연 4,000만~6,000만 원 수준

재택·프리랜서 병행 가능: 일부 속기사무소나 의회·회의록 속기는 재택도 가능

* 단점
정신적 피로감: 하루 종일 남의 말을 따라 쓰는 작업은 높은 집중력과 스트레스를 요구

단순 반복의 고됨: 말하기보다는 듣고, 치고, 편집하는 반복적인 일상

심리적 부담: 재판 내용이 강력 사건, 민감한 사건일 경우 감정적 동요 가능

높은 진입 장벽: 자격증 취득과 현장 적응까지 긴 시간과 훈련 필요

-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
조용하고 집중력이 뛰어난 사람

정확성과 규칙적인 일에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

말보다 글과 기록에 강한 사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공정의 기록자
법정 속기사는 가장 조용한 법정의 일원이지만, 가장 중요한 기록을 남기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없으면 그 어떤 발언도, 판결도 증명할 수 없기에 ‘공정함의 수호자’라고도 불립니다.

기술과 인간의 집중력이 맞닿는 이 직업은 AI 시대에도 살아남을 몇 안 되는 기록 전문직 중 하나로 꼽히며,
특히 최근엔 회의록, 인터뷰, 영상 자막 등 다양한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죠.

 

타인의 목소리를 듣고, 의미를 남기고, 정확히 전달하는 이 조용한 직업.
‘법정 속기사’는 어쩌면 말보다 더 무거운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